헌재, 비급여 진료비 보고 및 공개 ‘합헌’
헌재, 비급여 진료비 보고 및 공개 ‘합헌’
  • 박천호 기자
  • 승인 2023.03.02 18:02
  • 호수 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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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9명 중 5:4로 위헌확인 소송 기각 … “국민 불이익 있다 보기 어려워” 판단

헌법재판소가 비급여 진료비용의 보고 및 공개 제도에 대해 합헌판결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23일 오후 2시 열린 선고에서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원 31명으로 구성된 소송단이 제기한 의료법 제45조의2 1항 등 위헌확인 소송을 기각했다.

다만 9명의 재판관 가운데 4명은 비급여 진료비용 보고의무조항이 법률유보 원칙과 과잉금치원칙에 반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

헌재는 일반 국민이 비급여 진료비용의 공개로 인해 어떠한 불이익을 입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제도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법률유보원칙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보고의무조항에서 구체적인 보고대상이나 범위는 비급여의 유형과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보고방법이나 절차 등 전문적, 기술적 사항이므로 반드시 입법자가 정해야 할 본질적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보고의무조항이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봤다.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환자의 신상정보는 보고의무조항의 입법목적과 관계가 없다면서 개인정보 보호법 취지와 관련 규정에 비춰보더라도 보고의무조항에 따라 환자 동의 없이 수집하는 진료내역에는 환자 개인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신상정보가 포함되지 않을 것을 예상할 수 있다며 이 역시도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과잉금지원칙의 위반 여부는 이 사건의 고시조항은 의료소비자의 알 권리와 의료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비급여 진료비용이 공개되면 의료소비자들이 의료기관을 선택하거나 비급여 진료를 이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때 도움이 된다고 보고 고시조항으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의 정도가 크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며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의 최종 기각 결정에 따라 지난해 12월 보고의무조항 위임으로 구체적인 보고대상을 정해 행정예고한 비급여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공개에 관한 기준은 곧 현실화될 전망이다.

 

소송단 김민겸 대표 보완입법 주력

헌재의 이 같은 판결에 그동안 제도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싸워온 치과계는 침통한 분위기다. 이번 소송을 이끌어온 서울시 비급여소송단 김민겸 대표는 선고 직후 비급여 자료 공개 및 보고에 대한 부당성과 우리 국민의 진료내역 외부 유출을 우려하며 일어섰던 치과계의 바람이 무너졌다며 눈물을 쏟았다.

김 대표는 소송단 대표로서 치과의사 회원과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하다면서 위헌 소송을 이기지 못했지만 패배한 것도 아니며 슬픔에 잠겨있을 시간도 없다며 투쟁의 의지를 불태웠다.

김 대표는 비급여 진료비 공개 시행 후 저수가 덤핑치과가 활개치고 비급여 진료비 공개를 악용한 민간 플랫폼도 늘고 있는 만큼 사회적 부작용이 더 커지기 전에 맞춰 싸워야 한다면서 치과계의 중지를 모아 현행법의 문제를 지적하고 보완입법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치협 수용할 수 없는 결정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도 합헌 결정 직후 헌재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헌재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박 회장은 치협은 헌법소원 기각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오늘의 판결에 대한 대책 마련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의 결과가 있기까지 헌법소원을 제기해 소송을 있게 한 서울지부 소송단과 치과의사 신인식 변호사에게 감사하며, 500일 넘는 시일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1인 시위를 지속해온 열정의 행진에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33대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다른 후보들도 잇달아 성명을 내고 헌재의 판결에 유감을 나타냈다.

 

최치원 후보 의료정의 무너뜨린 판결

기호 1번 최치원 후보는 대한민국 의료 정의를 무너뜨린 헌재 판결이라며 오호통재 오호애재”(애통함을 나타내는 탄식어) 라는 말로 심경을 전했다.

최 후보는 치협 박태근 집행부의 갈팡질팡 대응, 장재완 부회장 등 집행부 내 이전투구, 서치 김민겸 집행부의 퇴로 없고 대안 없는 독단적 대응은 치과계의 한 목소리를 이끌지 못하고 혼란을 초래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비급여 공개 합헌의 부당함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비급여 보고 의무화 제도의 세부 고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적극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장재완 클린캠프 치과계 힘 모아야

기호 3번 장재완 후보는 헌재의 기각 결정으로 치과계는 무한 가격경쟁을 통한 적자생존과 과잉경쟁으로 내몰리게 됐다면서 오늘의 실망을 넘어 더욱 어렵고 긴 싸움이 될지라도 우리 치과계가 모두 힘을 모아 결연히 맞서나갈 의지를 굳게 세우고, 33대 집행부부터라도 부당함에 결연히 맞서 힘차게 싸워나갈 협회를 탄생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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