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리더가 사용하는 단어는 명확해야 한다
[특별기고] 리더가 사용하는 단어는 명확해야 한다
  • 덴탈iN 기자
  • 승인 2021.07.01 09:41
  • 호수 1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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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본인이 직접 성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통해 성과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리더에게는 본인의 능력보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과 교감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이때 다른 사람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말과 글입니다. 그래서 리더와 말에 대한 많은 책들이 나오고, 많은 글들이 나오나 봅니다.

리더의 영향력은 말 그릇에서 나온다” 리더의 말그릇

진정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리더의 언어부터 배우라” - 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의 말

리더가 속한 집단이 크면 클수록 리더의 말 한마디 무게와 중요성이 더 커지고,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더 커집니다. 그래서 리더들의 말과 단어들이 뉴스에 나오고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얼마 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김대중기념관 방명록에 남긴 문구가 논란이었습니다. 비문(非文) 투성이라는 지적입니다.

윤 전 총장은 방명록에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썼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지평을 열다가 옳은 표현이다. 그리고 성찰은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핀다는 뜻인데, 통찰이라고 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중요한 자리에서 리더가 사용한 단어나 말이 틀리면, 그건 단순한 실수라고 용납되지 않습니다. 이미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기 때문에, 실수 하면 안 되는 부분에서 실수를 한 것은 큰 문제라고 보는 것이고, 그 말을 준비해주는 참모들이 모자라거나, 참모들이 준비해준 말을 거르지 못하고 그냥 사용한 리더 또한 모자라다고 평가받게 됩니다.

충분한 준비 시간이 있는 이런 단순한 사항도 실수하고 바로잡지 못한다면, 준비시간이 별로 없이 즉흥적이고 창의적인 대응을 많이 해야 하는 리더 역할의 특성상, 리더의 자질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게 됩니다.

치과협회장 보궐선거에서 후보자들의 공약이 실린 공보물들이 도착했습니다. 유권자라면 후보자들의 경력과 공약들을 꼼꼼히 살펴보게 될 테니, 무척이나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을 공보물입니다.

일단 틀린 글자가 보입니다.

경과조치를 성실히 수행한 분들에게 통치자격시험은 간단한 통관의례가 되어야 합니다.’

통관이란 관세법에서 정한 절차를 이행하여 물품을 수출수입 또는 반송하는 것을 말한다고 사전에 써있는데, 통치 자격시험을 수입하자는 말인가? 통과의례를 실수로 잘 못 썼으려니 하는데, 공보물의 큰 제목으로 뽑은 글자에서 실수를 했다는 게 아쉽습니다.

더 큰 문제는 다른 단어입니다. “전면 파기! 노조 협약이 문장은 제1페이지에 들어가 있는 문장이기 때문에, 정말로 심사숙고한 공약이라 생각 됩니다. 파기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니, 파기를 할 수 있나보다 싶고, 파기를 할 수 있는 뭔가 복안이 있나보다 싶었습니다.

협상을 파기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계약을 파기하려면, 여러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할 텐데, 어떻게 하려는지 궁금했습니다. 파기를 못한다고 하는 다른 후보는 오히려 연약해 보이고, 문제 해결의 의지가 부족해 보입니다.

토론회 동영상을 보니, “일방적인 파기하는 것처럼 오해하시는 분이 계신데, 일방적인 파기는 아니고, 노조와 파기할 것을 동의를 구하고, 새로운 협약서를 만들겠다는 의미로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법률적인 검토는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설명하는 것을 들었는데, 설명을 듣고 나니, 무슨 말을 하는지 더 어려웠습니다. 설명을 했는데, 더 이해가 안 갑니다.

운전하기 전에 술은 마셨지만, 절대 음주운전은 아니라고 해명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파기라는 강한 선정적인 단어를 써서 공약으로는 내걸고, 실행방법으로는 슬그머니 파기가 아니라 합의해 계약 재협상을 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계약 파기와 계약 해지의 두 단어를 혼용하고, 법률적인 검토도 없었다고 자백을 하니, 그냥 잘 모르고 개인의 느낌대로 공약을 써서 인쇄를 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만약 알면서도 이렇게 썼다면, 사실 더 나쁩니다.

리더가 되려는 후보가 법률과 정관 검토도 없이, 개인적인 기준에 맞춰서 단어를 막 사용하면, 특히 그런 글을 공약이라고 써 놓으면, 나중에 그 글의 해석을 어떻게 할 것인가 또 갑론을박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다른 분란과 분쟁의 원인이 됩니다. 본인의 상식으로 그런 뜻으로 사용한 단어가 아니라고 이야기 해봐야, 남들은 다른 상식으로, 이미 다른 의미로 이해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리더는 말과 글에서 사용하는 단어를 신중하게 골라야 합니다. 개인의 상식에 맞는 단어가 아니라, 공통의 상식에 맞는 단어, 오해를 불러들이지 않을 단어를 써야 합니다. 앞뒤 문맥이 맞는 문장을 써주어야 합니다.

인천광역시 치과의사회 조남억 정책위원장

이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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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2021-07-02 12:05:11
좋은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