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021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를 다녀와서
[특별기고] 2021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를 다녀와서
  • 덴탈iN 기자
  • 승인 2021.04.29 08:49
  • 호수 12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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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앞에 두려움은 거두시라

대의원총회는 코로나로 인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현 치과계에서 협회의 2020년 결산과 2021년 계획을 세우는 중요한 자리였다. 코엑스에서 공간 대비 인원수에 맞게 배정하고, 각 자리마다 투명 칸막이를 해서 방역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믿음직스럽기도 했지만, 이런 절차들이 왜 필요한지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그런 뻔했던 과정들 말고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은 몇 가지 장면들이 있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스크린을 보고 회의, 발표

4개의 방에서 이뤄진 총회로 마이크 사용이 어느 때보다 필요했지만, 육성으로 그 방 안에서 간곡히 호소하려고 했던 어떤 대의원의 목소리가 다른 방에서는 아예 아무것도 들리지 않은 상황들이 있어서 진행방식이 좀 아쉬웠다. 각 방마다 피켓을 통해 발언권을 얻어 발표하는 방식이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차츰 적응됐다.

 

#저는 선거 무효 소송단이 아니었습니다

한편의 코미디 시트콤을 보는 것 같았다. 치협 임직원 내부의 문제가 언론에 나오고, 총회를 진행을 해야 할 총무이사가 안 나온 것도 이상했다. 6만 원이네 8만 원이네 하고 있는 붕장어 상황도 우스웠지만, 압권은 선거무효 소송단이 아니었습니다이 대목이 가장 우스웠던 것 같다.

모 지부 선거를 무효화 시켜 내홍에 휩싸이게 하고, 이전 치협회장 선거의 부당함을 알리며 무효판결까지 이끌어내고 언론에도 수차례 나와 그들과 뜻을 같이 한 것처럼 보였던 치협 모 이사가 무효소송단이 아니었다는 얘기를 하는 순간 그 다음 질문이 이어지질 않았고, ‘이건 뭐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의문 낭독 때는 어느 누구보다 앞장서서 주먹 불끈 쥐던 그가, 한순간에 같이 고민하고 뜻을 같이 했던 동지들을 배반한 느낌이랄까. 비단 필자뿐이랴. 그토록 투명성과 클린을 내세웠던 이상훈 집행부의 임원 구성부터 여러 잡음이 있었지만, 임원 간의 헤게모니 싸움이나 무능의 극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여러 언론에 나와서 찍혔던 사진은 무엇이며, 그토록 정의롭게 주장하던 그 호소는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제가 자주 나오지 말아야 하는데 자꾸 나와 죄송합니다

치협 임원으로 등기로도 올라와 있는 사단법인 임원들이 각자 맡은 분야에서 제대로 된 답변을 못한 것도 이번 총회처럼 많았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별것도 아닌 일로도 협회장이 나와서 주무이사가 잘 알지 못하는 관계로나왔다는 말을 최소 7번 정도 했던 것 같다.

우리 분회도, 지부도 회장은 사실 그 세세한 것 까지는 잘 알기 힘들다. 담당 임원이 있고 그 임원의 고민과 준비와 실적이 있기 때문에 회장이 나서야 할 때도 참고 나서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번 협회 총회에서는 전후 사정을 잘 아는 임원도 없고, 인간관계나 정치 역학으로나 공적인 손발은커녕 임직원간의 소통도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너무나 강하게 받았다. 그런 리더십과 회원들을 위한 공동체의 모습이 지부로, 분회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치협 임원들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단지 자리를 만들고 배분을 하고 격려와 단합만으로 리더 공동체가 돌아가진 않는다. 지부 임원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런 고민과 시간의 투자만큼 회원이 보이고 회무가 보이고 사회 속에서의 역할이 보일 것이다.

 

#예산안 부결

회무를 해 본 경험이 있다면 알 것이다. 아무리 미워도 회무는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웬만하면, 아주 큰 문제가 없으면, 으레 통과되는 것이 당해 연도 예산안이다. 이것이 부결됐다.

표면적으로는 노사협의문에 대한 지부장들의 반대로 볼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치협 내부 임직원간 소통의 부재요, 지부장을 비롯한 대의원을 위한 설득력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임시총회를 거쳐 통과시켜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대의원들의 바람대로 노사협의문이 수정이 될지, 수정된 예산안이 통과되기도 쉬워 보이지 않았다.

지부 보수교육 의무화 등 지부의 의견이 반영된 안건들은 대부분 통과돼 지부장협의회와 각 지부장들의 목소리는 여느 총회 때 보다 커진 느낌이었다. 서로 견제도 하지만 상생해 가야할 한 단체임을 회원들은 바라고 있다.

 

#태극기의 등장과 80대 노 선배님의 절규

치협 창립일을 40년 만에 재정립하는 순간이었지만, 서로의 극명한 입장차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일단 올해가 100주년이 아닌 것으로 통과됐으나 앞으로의 진통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여성대의원 증원과 내년도 제주 개최

감동의 순간이었다. 수년 간 여성치과의사들의 바람이 이루어진 순간이었으리라. 물밑에서 애쓰신 여러 관계자분들, 특히 수원여자치과의사회 회원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내년 총회는 제주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제주 대의원들뿐 아니라 대다수 대의원들이 내년에 갈 교통편에 대해 즐거운 하소연을 하고 있다.

50여 건 이상의 건들이 안건으로 읽히지도 못하고 촉구안으로 해서 일괄 처리된 것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코엑스의 대관 특성상 상상을 초월하는 갑질과 대관료를 감안해서 백번 이해한다 하더라도 6시에 맞춰 끝내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팠다.

더 저렴하면서 넓고, 시간 제약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곳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외부회계 감사는 하려고 했는데 문제점이 많았습니다

필자는 지난 치협회장 선거 때 어느 캠프에도 이름을 싣지 않았다. 이상훈 협회장이 당선되고 치과계도 새바람이 불겠구나 기대했던 이유들이 많았지만, 그중에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외쳤던 구호와 공약들이다.

기존의 집행부 선배들은 적폐요, 비리가 많으니 외부회계 감사를 통해 투명하게 밝혀내겠고, 그것으로 투명한 집행부, 클린한 회계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기대했다.

직원의 횡령사건으로 수년간 외부 회계감사와 내홍 끝에, 체계적이고 투명한 회계 시스템을 갖춘 모 지부처럼은 아니어도 적어도 시작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 공약은 빌 공자약이 되고 말았고, 해명은 너무도 구차했다.

외부 회계 감사를 요청하면 횡령의심 집단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 회계 법인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가 억 단위가 넘는다, 이를 통해 추가적으로 내야 할 법인세가 또 몇 억이 될지 모른다, 과거는 접어두고라도 현 집행부라도 시작하려고 보니 아직 1년 회계가 안 끝났다”.

결국 의장의 조언대로 내년 대의원총회 때 어떻게 진행했는지 보고하기로 하고 얼렁뚱땅 넘어갈 상황이었다. 외부회계감사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임원이나 직원이 있다면 그 분이 아마 횡령 의심인이 아닌가 의심해 봐야 할 것이다.

현 집행부 임원들은 공약을 다시 한번 검토해 보고, 그 패기와 간절함을 보고 찍어준 회원들의 민의를 알아야 한다. 과거 집행부 임원들을 싸잡아 공격할 때의 용기는 어디로 갔는가. 적폐가 쌓여있어 개혁세력이 집행부가 돼야 한다는 기치 아래 뭉쳤던 무리들과 임원들의 기개는 어디로 갔는가, 공약대로 실천하고 회원들께 설득하는 지혜는 찾아볼 생각이 들지 않았는가, ‘공약대로 해보려니 무리수가 생기더라?’ 이는 결국 회무에 대해 무지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협회장 이름을 보고 소통하고 개혁할 사람으로 믿고 있는 회원들께 최소한의 실천의지는 보여야 한다. 어떤 지부 임원보다, 어떤 대의원 보다 더 알고 더 노력하고 더 시간투자를 해주길 바란다. 그래야 치협 임원으로서 떳떳하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협회장님, 그리고 협회 임원분들에게 한 말씀 올리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실천할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면 두려워말고 진행해 가기를 바랍니다. 직선제로 찍어준 회원들의 민의를 져버리지 말아주십시오. 공약을 지키고 재선에 나오셔서 평가를 받으십시오. 재선도 안나오고 공약도 안지킬거면 집행부 총 사퇴도 좋은 방법일 겁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 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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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비회원 2021-05-04 17:46:29
잘~돌아간다

대의원 2021-04-30 17:02:21
상훈아 진짜냐

대박이 2021-04-29 14:22:13
상훈이형 능력안되면 내려오세요

대박 2021-04-29 11:55:48
대박 대치 집행부 정확한 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