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해외진출] 베트남 현지 치과 이야기 #13
[치과의사 해외진출] 베트남 현지 치과 이야기 #13
  • 덴탈iN
  • 승인 2019.12.13 09:13
  • 호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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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진료팀 직원들의 경우 우리와 의사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에 본인들만의 공동체의식이 좀 더 각별하게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체의식이 없는)우리에게 이런저런 일들을 모두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지금은 직원들 중 대표격인 직원도 있고, 인사과 직원의 경우도 많은 일을 몇 년간 겪으면서 중간 가교 역할에 능숙해졌지만, 당시에는 기숙사 사용 직원들끼리 말 못 할 고충으로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앞서 말한 한 직원의 경우 3인이 같이 지내는 자취방에 남자친구를 데려와서 지내곤 했다.

여자친구의 집에 방문해서 놀고 가는 것이야 그럴 수도 있다고 하지만, 우리의 상식대로라면 여자친구가 다른 여직원들과 함께 사는 방에 오는 것이 자연스럽지는 않을 터인데 참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더욱 충격적인 것은 방을 나눠놓은 파티션이 있었지만 한 공간에서 지내는 곳인데 그곳에서 남자친구가 밤을 지내고 간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우리는 너무 황당했고, 즉시 같은 방을 쓰는 직원들을 불러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후 해당직원을 불러서 기숙사 규약을 어긴 것으로 퇴실조치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해당 직원은 본인이 잘못한 것을 수긍했지만 문제사항이 된 것을 우리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 눈치였다.

규약이 있기는 하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식으로 그럼 자기가 그냥 다른 방을 구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그 직원은 그 이후로 여러 가지 일들도 있었고 곧 스스로 퇴사를 했지만, 우리가 가진 지금까지의 사고방식과 확실히 다르게 생각하고 대처해야겠다고 다시금 생각하게 된 계기였다.

기숙사는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고 새로 들어오는 직원들 같은 경우도 입실을 원하는 직원들이 많아지고 있다.

때문에 우리도 모두에게 균등하게 기숙사를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먼저 들어온 사람만 혜택을 받고 있는 상황을 원치 않아 기숙사 운영을 아예 종료하거나 기숙사비를 합리적 수준까지 올려서 선택권을 모두에게 다시 주는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기존 직원들이 기숙사를 퇴사하게 되면 1개월치 기숙사비를 이사비용으로 지원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이처럼 다른 문화에서 다른 방식으로 새롭게 일을 만들어 나갈 때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새로운 경험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지점이 늘어가면서 생기는 첨예한 갈등들도 있었다.

한국도 그렇지만 베트남의 경우도 지역마다 수가 차이가 심하고 임금의 격차도 심한 편이다.

우리도 2호점을 개원할 당시 본점에서 지점으로 직원을 파견하는 형식으로 근무지를 변경했는데, 그 당시 업무시간도 달라지고 이동거리도 달라지기 때문에 임금조건을 조절하고 협상하게 됐다.

2호점의 경우 근무 시간이 저녁 8시까지로 본점 보다 길어지는데, 점심시간을 30분 늘리고 진료시간을 비율로 계산해 조건을 제시하자 저녁까지 연장되는 것에 대한 추가적인 부분을 요구했다.

베트남도 연장근무나 야간 근무에 대한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도 노동법상 저촉되지 않는 근무조건을 준수하고 있었기에 이 부분은 평균임금 대비 지금의 급여 수준과 본점 근무 당시의 조건보다 나아지는 조건임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도 큰 난항들이 있었다.

다음 칼럼에서 현지 직원들과의 협상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도 계속 이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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