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해외진출] 베트남 현지 치과 이야기 #11
[치과의사 해외진출] 베트남 현지 치과 이야기 #11
  • 덴탈iN
  • 승인 2019.11.28 16:32
  • 호수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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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과 있었던 또 다른 일들을 되새겨보면 남자 직원들의 경우 사적으로 한국인 상담실장들에게 연락을 하거나 본인이 의사인 것처럼 우리 병원 체어에 앉아 잔뜩 과시하거나 진료하는 모습을 SNS에 올리는 등 사소한 듯 보이면서도 지금 생각하면 내보내길 잘했다 싶은 경우들도 있었다.

같이 일하고 싶었던 직원이었지만 부모님을 봉양하러 고향으로 내려가야 하는 일이 생겨 안타깝게 그만둔 직원들도 있고, 결혼이나 임신, 출산으로 인해 그만둔 직원들도 있는 등 2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현지 노동법상 일정 기간 사회보험에 등록된 이후 임신을 하면 유급으로 출산휴가 6개월을 주게 돼 있는데, 일반적인 베트남 기업들의 경우 6개월간 이 돈을 주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2~개월치 급여를 선불로 주고 자진퇴사 형식으로 직원을 해고하는 방식을 쓴다.

우리 직원 중 한 명의 경우도 임신을 해 사회보험 적용 기간을 계산해 보니 출산일까지 임박하면 그 기간을 채울 수 있었다.

회계팀 베트남 경리장의 경우 그때까지 있지 말고 먼저 해고를 하고, 급여를 2~3개월치 지급한 후 새로운 직원을 구인하는 것이 업무상 유리하고, 베트남은 국내 기업들도 관행상 그렇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조언을 해주었지만, 주로 여직원들로 구성돼 있는 치과병원이다 보니 여직원 복지에 조금 더 애써보고 싶었다.

그리고 자세히 알아보니 출산휴가를 주고 급여를 지급할 경우 사회보험에서 지원금을 주기 때문에 회사 측의 손실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그 직원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조산을 하고 만 것이다. 사회보험에 가입하고 출산을 한 날짜까지 기간을 계산해보니 유급 출산휴가를 적용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버렸기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그 직원의 경우 출산 후 무직인 상태로 쉬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최대한 방법을 찾아보려 했지만 법적으로 구제받을 길은 없었고, 회사 자체적으로 유급으로 3개월 정도 지원을 하고 출산휴가는 그대로 6개월까지 쓰고 복귀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러나 그 직원은 3개월간 급여를 지원 받은 후 회사를 퇴사했고, 우리는 모두 큰 상심을 하게 됐다.

단적인 예로 모든 경우를 재단할 수는 없겠지만 초반에 2~3개월치 급여를 주고 그냥 퇴사를 시키는 여러 회사의 입장이 이해가 가기도 하는 대목이었다.

최근 그 직원이 필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서 우리 병원에서 다시 일하게 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그저 웃음만 나오는 일이었다.

그런 일을 버젓이 벌여놓고 다시 일하게 해달라는 그 심정이 절박해서 일수도 있고, 또는 반성해서 일수도 있고 아니면 이렇게까지 뻔뻔할까 하는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다시 앞서 하던 이야기로 돌아가보겠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앞선 칼럼에서 말했듯 베트남의 많은 사람은 일반적으로는 부의 정도나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게 서로 스스럼없이 친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

보기에 허름한 행색을 하고 있어도 엄청난 부자인 경우도 많고, 말단 직원부터 관리직 임원까지 다 같이 서로 어울려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기도 하다.

또 한국인 실장들의 경우 베트남 직원들과 한국어로 말이 통하지 않다 보니 반말을 섞어서 사용하는 경우들도 생기고, 베트남 직원들도 친해진 한국 실장들에게 너무 스스럼없이 대하는 경우들이 많이 생겼다.

대개의 경우 큰 문제가 없었지만, 한국 환자들이 다 듣는 앞에서 베트남 직원들에게 호칭 없이 하대하고 반말하는 것은 자칫 의도와 다르게 베트남인들을 깔보는 듯한 이미지를 줄 수 있어서 주의할 것을 항상 강조했다.

또 베트남 직원들과 잘 지내는 것은 좋으나 그들이 너무 스스럼 없이 대하는 탓에 상급자인 실장이 지시하면 안하고 장난을 치거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한국인실장에게 가져와서 그냥 당신이 해달라는 등의 요구를 하는 경우도 발생해 이런 부분을 개선해 나가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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