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해외진출] 베트남 현지 치과이야기 #10
[치과의사 해외진출] 베트남 현지 치과이야기 #10
  • 덴탈iN
  • 승인 2019.11.22 09:43
  • 호수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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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 한국 실장들은 물론 우리 원장들보다 나이가 많던 그 직원은 우리 앞에서는 말을 듣고 개선하겠다고 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항상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실제 교육을 하면서 지켜보면 과정상 오류가 상당히 많았다.

바로 그 직원을 해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초반에는 많은 고민을 했다.

처음 일주일이 지나고 그간 이론 교육을 테스트하던 당시에는 태도도 나쁘지 않았고, 시험 성적도 준수한 편이라 조금 더 교육을 해보기로 결론을 내리고 교육을 시행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고민은 쌓여만 갔다.

일반적인 생활 면에서는 리더쉽도 있고, 다른 베트남 직원들도 많이 따르던 친구라서 그 직원을 해고했을 때 다른 직원들 사이에서 일어날 파장도 우려됐다.

우리와 말이 잘 통하고 여러 이야기를 바로 할 수 있다면 큰 걱정이 아니었을 수 있지만, 당시 상황에서는 이 직원들이 연쇄적으로 교육을 포기하고 퇴사한다면 당장 진료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었기에 고민을 거듭했다.

나중에 직원들 통해서 안부를 물으며 들어보니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는 항상 우수한 성적을 받았고, 실습 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지라 동기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고 따르는 친구들이 많았었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에 그 직원이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을 때 다들 의아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었다고 한다.

이제서야 하는 생각이지만, 당시 아마 바로 퇴사를 시켰다면 믿었던 최고참이 나쁜 결과를 받은 것에 대해 동요가 있었을 것 같기는 하다.

그 직원의 경우 교육을 담당하는 한국인 상담실장들의 교육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으므로, 한국인 실장들에게 더욱 성의껏 가르쳐보고 도저히 안되겠다는 판단이 들면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해 퇴사의 정당한 이유를 만들도록 했다.

당시 수습기간이었으므로 노동법상 언제든 해고를 지시할 수 있었지만 앞서 말 한대로 심리적인 동요를 막기 위해 객관적 기준을 공표하고,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에 대한 기준을 모두에게 납득시킬 수 있도록 했다.

그 과정에서 그 기준을 이용해 다른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평가를 하게 됐다.

다행히 당시에는 많은 부분이 개선돼 결국 그 직원은 개원을 하면서 정직원으로 고용을 하게 됐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개원 후에 발생했다.

칼럼을 빼놓지 않고 읽은 독자들은 알고 있는 부분이지만, 우리가 보조인력으로 고용한 베트남 직원들은 현지법상 간단한 진료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이것이 지역적이나 병원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스스로 치과의사에 준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들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로도 지방 작은 도시 등에서 진료를 조금씩 하다가 자격증을 딴 친구들이 있는데, 이 직원이 그런 경우였던 것이다.

우리가 개원 후 간단한 술 후 정리나, 환자 임시 보철물 1차 준비 등을 지시한 상태였는데 자연스레 환자분 옆에 앉아 마련돼 나온 기공물을 뜯어 체크하고 핸드피스를 빼들어 수정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당시 너무 깜짝 놀라 상담실장들이 다급히 이를 제지했고, 이 직원은 본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분명 교육 당시에도 그 전에 환자 진료를 했을지 모르지만 우리 병원에서는 의사의 영역과 치위생사의 영역 등을 분리해 각 분야별 전문 인력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던 부분임을 설명하고, 굉장히 위험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 것을 주지했다.

그러나 그 이후 진료실에서 보조업무를 하는 태도가 불량하고 우리가 베트남 진료팀 팀장으로 다른 직원을 임명하자 본인이 스스로 퇴사 의사를 밝혀 결국 지금은 같이 일하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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