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내 방어기제를 알아야 환자와 소통할 수 있다
[치과경영] 내 방어기제를 알아야 환자와 소통할 수 있다
  • 덴탈iN 기자
  • 승인 2023.06.01 08:50
  • 호수 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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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은 긴밀히 연결돼 있다. 몸의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예민해지는 현상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하물며 몸이 불편한 환자는 감정적으로 얼마나 예민해져 있을까?

만약 환자의 마음은 크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의료학적으로 치료만 완벽하게 해주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 스스로의 믿음을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그 치료가 객관적으로 완벽할지라도 환자의 주관적 기준에서 빵점짜리가 된다면 치료에 대한 만족도를 행위자는 느끼는 반면, 정작 수혜자인 환자는 느끼지 못하는 이런 황당한 아이러니가 만들어진다.

 

수술 후에 통증이 당연히 있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몇 번을 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이 병원에서 치료했기 때문에 아픈거라고, 다른 병원에서 했으면 이보다 안 아팠을 거라고 믿는다.

완벽한 치료를 받았음에도 안 좋은 입소문을 퍼뜨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치료를 진행한 사람의 근로만족도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경영에도 큰 문제를 야기한다.

그렇다면 이런 불상사를 막고자 환자의 기분과 진짜 생각을 캐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주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사실인데,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려면 우선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선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에는 방어기제라는 개념이 있다. 스스로 자각하진 못하지만 뭔가 불안하고 고통스런 상황을 마주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발현되는 마음의 작동방식이다.

그런데 이놈의 방어기제가 그냥 작동하는 게 아니라 얄궂게도 현실을 왜곡해서 받아들이게 만든다.

이 때문에 방어기제가 강한 사람은 현실을 살아가는데 굉장히 많은 오해를 만들어내며 삶 자체가 하드코어 해진다.

 

방어기제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투사라는 개념을 한 번 알아보자.

병원에서 근무하는 A라는 사람이 있다. A는 평소에 남에게 화를 잘 못내는 성격의 소유자다.

어느 날 A가 근무하는 병원에 환자 B가 내원했다. 그런데 환자 B가 의도치 않게 A의 기분을 건드리는 언어를 사용하게 됐다. 그래서 A는 화가 났다.

그런데 A는 자신이 화가 났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반대로 환자 B가 자신에게 화가 났다고 믿는다.

그래서 내가 왜 환자분을 화나게 했을까?’ 전전긍긍하며 오늘도 힘들게 하루를 보낸다.

위의 예시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 바로 방어기제 중 하나인 투사라는 개념이다.

자신이 느낀 감정을 인정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넘겨버린다. 이렇게 강한 방어기제를 가진 마음 상태에선 환자의 진짜 기분이나 치료에 대한 만족도를 읽어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안타까운 건 방어기제는 무의식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채기가 매우 어렵다.

 

앞에서 예를 든 A와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화를 내지 말아야 할 이유를 끊임없이 찾아내고 합리화한다.

자신의 속이 곪아 들어가고 있는데도 그러한 역기능적인(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한다. 반대로 화를 너무 잘내는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어떤 이유에서든 화낼 이유를 만들어낸다. 자신이 화가 났음에도 상대가 화가 났다 생각하고 나한테 불만 있냐고 따진다.

 

이렇게 들으면 정말 그럴 수가 있나?’라고 생각이 들겠지만 이런 투사와 같은 방어기제는 생각보다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대인관계에서 수많은 오해가 생기고 어이없는 갈등이 발생한다. 소통이 어려워지는 이유도 인간의 마음에 존재하는 방어기제 때문이다.

왠지 모르겠는데 사람들과의 관계 자체가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모시킨다거나 환자와 상호작용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혹시 자신의 방어기제가 너무 강하진 않은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의 마음은 어째선지 자신의 감정과 사고방식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야만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독서나 명상과 같은 활동이 수 천 년 동안 인간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나 자신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마음에 대한 아무런 인식적 노력을 안 하는 사람은 사실 자신을 전혀 모르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인식상태에선 환자의 마음을 알아채고 이해하기가 어렵다.

추측컨대 앞으로의 시대는 어느 정도 심리학적 조예를 갖추고 자신을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환자의 진료만족도를 이끌기 위한 기본조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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