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우생학으로 이해하는 기업 내 다양성의 중요성
[치과경영] 우생학으로 이해하는 기업 내 다양성의 중요성
  • 덴탈iN 기자
  • 승인 2023.03.03 10:10
  • 호수 2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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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바야흐로 MZ세대가 주도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사회의 각 직업 분야에서 MZ세대를 위한 복지와 혜택을 늘리는 등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한 대기업에서는 직장 내 위계 서열 중 가장 정점에 위치한 임원급 직원과 이제 갓 입사한 MZ세대 신입사원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사내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기성세대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생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MZ세대의 파워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 임원까지 발 벗고 나설 만큼 MZ세대가 중요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강력한 이유 중 하나는 아무래도 퇴사율이 높은 점이다. 과거 기업들은 지금만큼 심각한 구인난을 겪지 않았다. 어렵게 입사한 기업에서 퇴사한다는 것은 수많은 난관(가족, 친구, 지인의 반대)을 넘어서야 비로소 달성할 수 있는 또 다른 시험과 같았던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 분위기가 점점 개인의 감정, 욕구, 자아실현 쪽으로 집중되기 시작하고 한국사회를 오랫동안 떠받쳐온 집단주의적 관점에서 개인주의적 관점으로 서서히 옮겨가기 시작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MZ세대에겐 더 이상 자신의 퇴사와 관련한 당위성을 검증받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치 않다.

오히려 당당하게 퇴사하는 것이 자신만의 생각을 가진 계몽된 인간의 한 전형으로 추앙받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치과계 또한 예외가 아니다. 치과위생사 비활동 인구의 60% 이상이 MZ세대에 속하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기업 입장에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퇴사율을 줄이기 위해 일반적으로 급여 인상과 복지 늘리기를 시도한다. 물론 좋은 방법이고 큰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언제까지 물질적 조건만으로 인간의 욕구를 전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필자는 한 가지 요소를 더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리더들의 인간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리 의식 저변에 자리하고 있는 과학적 사고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근대 이후 과학의 발전은 생물학적 인간에 대한 이해나 물질로서의 인간의 원리를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비약적으로 통찰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지만 다른 영역에서 바라볼 수 있는 인간의 모습은 외면하게 만들었다.

과학은 합리성을 전제로 한다. 실험과 관찰을 통해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고 다양한 가설과 검증으로써 진리에 가까워진다. 그 진리가 자명한 것이든 아니든 인류는 과학적인 결실 덕에 엄청난 문명의 발전과 물질적 혜택을 누려왔다. 신이 세상을 통치하던 중세 시대를 딛고,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을 신의 자리에 임명한 인류사의 통쾌한 승리라 믿은 것이다.

하지만 20세기에 발발한 두 차례 세계대전은 이러한 합리성에 근거한 장밋빛 환상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가를 여실히 드러내었다. 인류는 수천만 인구의 희생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통해 이 같은 교훈을 얻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가 자신의 사상을 뒷받침해 줄 과학적 근거로 제시한 우생학이라는 개념이다. 우생학은 인류의 구성원 중에서 우월한 인자만을 남기고 그 반대인 열등한 인자는 제거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그게 진화의 관점에서 더 이롭다는 과학적이고, 합리적 결론이었다. 나치 통수권자인 히틀러는 이를 바탕으로 유대인을 학살한다.

하지만 우생학은 어떤 존재가 우월하다는 개념이 그 당시, 그 상황에서는 적용되더라도 시대와 상황이 바뀔 경우 똑같은 조건에서도 언제든 열등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우생학의 관점에서라면 당시 정황상 유색 인종이 백인보다 열등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만약 지구에 조사되는 자외선의 양이 더 많아질 경우 백인의 피부는 생존에 아주 불리한, 열등한 조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인류의 존속을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조건은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부류의 인간들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언제 어떤 환경 변화에 마주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크게 반성한 인류는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전체 사조가 변화하면서 다양성, 다원주의에 눈을 뜬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업에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직장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성향과 다양한 부류의 직원들은 각자 그 나름의 존재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언뜻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내 말 잘 듣는 직원, 센스있는 직원, 적당한 연차를 가진 직원 등의 조건이 합리적이라 여길 수 있으나 지금처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선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기준에 맞게 조직 구도를 자꾸 개편하려 들수록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잃고 있지 않은지 따져봐야 한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채용하기가 비교적 용이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집단 안에서의 다양성을 훨씬 중시하는 사회로 변화했다. 인권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사회 구성원들은 각 개인의 가치와 자아실현 같은 자신의 삶에 집중한다. 시대가 부여한 인식의 혁명을 어떤 한 단체나 국가가 막아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단순히 인류애적인 관점, 도덕적 박애정신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이라는 시대정신으로부터 발발한 구인난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내리는 인문학적 처방이다.

이는 오히려 마키아벨리즘에 기반한 차갑고 건조한 정치공학을 말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각 기업의 리더들이 이에 대한 이해가 낮을수록 구인난 해결의 길은 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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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이 2023-03-06 18:29:28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