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진료에 최선 다해야 하는 이유? 환자의 신뢰를 얻기 위함!
[치과경영] 진료에 최선 다해야 하는 이유? 환자의 신뢰를 얻기 위함!
  • 덴탈iN 기자
  • 승인 2019.03.07 11:03
  • 호수 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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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환자 관점에서 보는 웃으며 함께 하고픈 치과
3-2. 환자의 신뢰는 병원이 얻어야할 최종 목표

노트북을 오래 쓰다 보니 배터리도 수명을 다하고, 부팅 시간도 점점 늘어나고, 속도도 느려져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많이 따른다. 그래서 과감히 10년 가까이 써오던 노트북을 폐기하고 요즘 나오는 가볍고 빠른 노트북을 알아보려고 온라인 사이트에 검색을 시작했다.

브랜드에 따라 비슷한 성능의 노트북인데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노트북은 사양을 조금만 알고 있으면 대략적인 성능을 유추해 볼 수 있고, 크기와 무게, 배터리 충전시간과 사용시간 등도 잘 안내되어 있어 굳이 브랜드가 알려진 비싼 노트북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생소한 브랜드의 노트북은 내가 구매하려는 사양에 맞더라도 선뜻 구매하기가 망설여진다.

결국 A/S도 고려해서 조금 비싸더라도 브랜드 상품을 고른다. 생각해보면 나는 지금 10년 정도 써온 노트북을 한번도 A/S 받은 적도 없으면서 말이다. 왜 더 저렴한 가격에 성능 좋은 노트북 구매를 망설였을까? 그건 아마도 다소 생소한 브랜드에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확신. 즉, 신뢰가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음식점에서 맛있는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수저나 물 컵에 묻은 고춧가루를 보면 기분이 어떤가? 대충대충 설거지하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가? 설거지도 이렇게 하는데, 음식이라고 정성들여 한다는 보장이 어디 있는가? 비슷한 값에 비슷한 맛이라면 옆에 있는 음식점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이렇듯 서비스에서는 100-1=0이라는 공식을 예로 들어 100번을 잘 했더라도 1번의 실수나 잘못으로 고객을 잃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접점별 MOT 체크를 통해 고객의 동선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실수나 잘못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치열하게 서비스에 신경 쓰는 이유도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함이다.

치과에서 Crown 치료를 받기 위해서 최종 보철물이 나오기까지 대략 일주일 정도는 Temporary Crown 상태로 지내게 되는데, 주의사항을 몇 번이나 말씀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빠지거나 깨져서 오는 경우가 있다.

한 두 번은 웃으며 응대할 수 있지만 바쁜 시간에 반복해서 내원하면 슬슬 짜증이 나고, 응대가 불편해진다. 환자도 처음에는 미안한 기색을 보이지만 횟수가 거듭되면 사용자 잘못은 온데간데없고, 의료진의 진료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신뢰의 반대말인 불신의 싹이 트는 순간이다.

이런 상황과 유사한 일들이 치과에서 많이 발생된다. 이때 환자가 좀 특별한 말썽쟁이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간다면 우리 치과는 우리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한 채 곧 뜨거워질 냄비 속 개구리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은 모면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철저히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위 상황을 환자의 입장에서 천천히 다시 생각해보자.

환자는 어릴 적부터 치과에 대한 공포가 커 치과에 가는 게 무서웠지만 최근 어금니가 아파 큰마음 먹고 치과에 방문하게 되었다. 치과를 내원했더니 뿌리에 염증이 있다며 신경치료를 받아야 하고, 신경치료 후에는 본을 뜨고, 이를 씌워야 한단다. 친절하게 상담해 주는듯하나 진땀이 날 정도의 공포심과 예상치 못한 비용 때문에 치료설명과 주의사항을 다 이해하기 힘들었다.

다음 날 살짝 몸살기가 왔다. 회사에 출근해서 식사를 하는데 입속에서 무언가 깨지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라 놀라고, 당혹스러웠다. 치과에 연락했더니 바로 와서 다시 붙이라고 한다. 눈치가 보였지만 직장에 말씀드리고, 치과 영업시간에 맞춰 조금 일찍 퇴근해서 치료를 받았다. 치과에서는 깨지거나 빠질 수 있으니 반대편으로 음식을 씹으라고 했고, 조심해서 쓰라고 말한다.

며칠간 나름대로 조심해서 쓴다고 썼는데, 한쪽으로 씹는 습관 때문일까? 주말에 양치하는데 들썩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치과에 전화했더니 다시 치과에 오라고 한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토요일이라 다행이었지만 주말 가족여행을 가려고 계획했는데 치과 진료시간과 겹쳐 가족여행을 포기했다.

신경치료를 받으면 아픈 증상이 없어진다고 했던 것 같은데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치료받은 이가 아픈 느낌이다. 다음 주에는 치료가 마무리 된다는데 그냥 씌워도 되는지 사실 조금 불안하다.

다소 과장된 것도 있겠지만 치료에 있어 우리의 관점과 환자의 관점에는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치료를 받기 위해 환자는 마취주사의 공포심과 싸워야 하고, 직장에 눈치를 봐야하며, 소중한 가족여행을 뒤로 미뤄야 할지 모른다. 우리에겐 수많은 환자에게 발생되는 수백 개의 치아 중 하나일지 모르지만 환자에겐 삶의 질을 결정지을 소중한 하나의 치아인 것이다.

환자의 관점에서 보면 숟가락에 묻어있는 고춧가루를 보고 음식점의 청결을 상태를 결정짓는 것처럼 유니폼에 묻어있는 인상재 흔적으로 우리 치과의 소독상태를, 1년차의 서툰 스케일링이 우리 치과 전체의 의료수준을, 환자와 눈 맞춤 없이 나누는 인사가 우리 치과 전체 응대 수준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대처 불가능한 환자에게까지 불필요한 노력을 하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조금 더 환자의 관점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환자의 시각으로 신뢰할 만한 요소들을 찾고 점검한다면 우리가 궁극적으로 환자들에게 얻어야 하는 신뢰라는 목표에 조금 더 가까이 가게 되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진료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와 여러 진료 외적 서비스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환자의 신뢰를 얻기 위함이고, 나아가 신뢰를 쌓기 위함이다. 단단히 쌓인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지만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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