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세심한 관심이 진짜 고객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치과경영] 세심한 관심이 진짜 고객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 덴탈iN 기자
  • 승인 2019.02.28 09:38
  • 호수 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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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환자 관점에서 보는 웃으며 함께 하고픈 치과
3-1. 치과가 멀어져도 다시 찾는 환자들

스물일곱 조금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의 임신 소식을 듣고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집근처 산부인과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산부인과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데스크에서 업무를 보던 분이 뜨개질을 하다말고 잠시 우리를 힐끗 쳐다보고는 손으로 연신 뜨개질을 계속하면서 ‘어떻게 오셨어요?’라고 물었다.

아내가 임신을 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고, 간단한 문진표를 작성한 후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린 다음 뜨개질녀의 뒤꽁무니를 따라 진료실로 안내를 받았다. 의사는 아내에게 마지막 생리일을 묻고, 우리가 적은 문진표를 한 번 훑어보더니 우리를 보고 ‘낳으실 건가요?’하고 아무렇지 않게 첫 질문은 던졌다.

요즘 많은 병원에서 경험관리의 중요성을 알고 환자의 내원에서부터 퇴원에 이르는 모든 경험을 관리하고 있는 상황과 견주어 보면 정말 상상도 하기 힘든 질문이다. 아직 양가 부모님께도 임신 사실을 알려드리지 않은 상황에서 첫 임신 사실을 알려드리는 분께 들은 질문치고는 좀 가혹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 질문이 아내와 내가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잊히지 않는 걸보면 꽤나 상처를 받은 모양이다.

반면, 웬만해선 다른 사람에게 사용을 권하거나 소개해주는 편이 아닌 성격에도 불구하고, 부모님과 지인 몇 분을 소개한 척추전문병원도 있다. 의사의 권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소탈함을 무기로 아픈 부위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여러 가지 치료방법을 설명하고 권유하는 모습에서 신뢰가 느껴졌다.

단 하루의 입원에 간단한 시술이었지만 꾸준히 이용함은 물론이고, 주변에 통증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이 있으면 가보라고 권유하는 병원이 되었다.

두 병원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척추전문병원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공항이나 백화점 같은 곳에서 받는 느낌의 서비스 형태는 분명 아니었다.
나는 이 두 병원의 극명한 차이는 바로 ‘관심’이라 생각한다. 환자에게 관심을 가지는 일이 당연하게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사실 우리가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환자를 대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 것 같은가? 환자가 치과를 방문해서 치료를 결정함에 있어서 진료비용, 내원거리, 설명, 친절, 병원규모, 인테리어, 최신장비 보유 유무 등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되겠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병원이 내게 보여주는 관심이다.

개원 15년차 병원에 있다 보니 나는 매달 최종 내원일로부터 10년이 넘은 차트를 한 달에 한 번씩 폐기하고 있는데, 폐기되는 차트를 살펴보면서 한 가지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단 한 번 우리치과를 방문하고 사라지는 환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 당시 원장이 열심히 환자를 검진하고, 치료계획을 세우고, 설명했을 것이고, 실장도 치료기간과 비용 등을 환자에게 열심히 안내했을 것이다. 환자의 입장에서도 시간 내서 어려운 걸음을 했을 텐데, 결국 여러 사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병원과 환자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결국 차트는 10년 넘게 차트장에 보관되었다가 10년 만에 폐기되는 수고를 겪어야 한다.

물론 우리가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를 찾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개원초기 방문하는 모든 환자를 흡수하려는 욕심도 한 몫 했을 것이고,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지금처럼 하나하나 세세하게 관심을 가져줄 만큼 우리의 마음가짐이 여유롭지 못한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지금과 비교해보면 환자 한명 한명에 세세한 관심을 가져주지 못했음은 확실하다. 다행스럽게도 어느 순간 우리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고 인지한 순간부터 환자 한명 한명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직원 교육은 물론 약속을 관리하고, 내원횟수를 늘여 가치 설명의 시간을 확보하는 등 내부 시스템 개선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헤매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환자 한명이 있다. 청각장애를 가진 환자였는데, 우리 치과에서 치료 받고 싶었으나 비용이 다른 치과에 비해 비싸다는 이유로 망설였다. 결국 치료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유는 처음 내원했을 때 정확한 내용을 설명 하기가 쉽지 않을 듯해서 우선 급한 부분만 응급처치를 하고, 다음 번 내원했을 때 치료설명을 하겠다고 말하고, 약속을 잡고 보냈다. 그런 다음 우리는 환자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진료실에 설치된 PC에 PPT 자료를 작성해서 눈으로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 했고, 진료 시 예측 가능한 부분에 한 해 놀라지 않도록 주의사항까지 세세하게 알려줬다.

연신 다른 치과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경험을 했다며 우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해 주었고, 이후 많은 환자들을 소개해주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치료비가 부족해서 전세금 대출을 받아 치료비로 썼는데, 전세 만기가 돼 멀리 이사 가는 바람에 리콜 검진을 받으러 오기가 쉽지 않다는 말을 했다.

혹시 우리가 늘 하던 일에 익숙해져 환자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너무 쉽게 말하고 있지는 않는지 점검하고, 생각해 봐야 한다.

혹시 우리 치과에서도 내가 경험한 산부인과의 사례처럼 ‘뽑으실 거에요?’라고 퉁명스럽게 물어보고 있지는 않은가? 환자가 본인 치아에 대한 애착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지 않은 채 모든 환자에게 같은 멘트를 남발하고 있다면 고객이 뭘 원하는지 묻고, 그에 맞춰 답해주는 세심한 관심이 우리 치과의 진짜 고객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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