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경영] 출근이 설레고 퇴근이 아쉬운 우리 치과
[치과경영] 출근이 설레고 퇴근이 아쉬운 우리 치과
  • 덴탈iN 기자
  • 승인 2019.01.10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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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치과 경영 TIP
웃으며 함께 가는 치과경영 이야기

2. 직원 관점에서 보는 웃으며 함께 하고픈 치과
2-1. 출근이 설레고, 퇴근이 아쉬운 우리 치과

어릴 적 소풍가기 전날이나 운동회 전날 설레었던 마음을 떠올려보면 나이 들어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런 설렘이 있었던 적이 있었나 싶다. 솔직히 금요일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불금 보낼 생각에 좀 설레는 것 말고는 직장생활에서 그다지 설레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일을 일처럼 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일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강제성과 고통을 수반하고 있어 김춘수 시인의 시 ‘꽃’에서처럼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의미부여하기 전에 일은 그저 하기 싫은 그 무엇에 속한다. 불금이 설레는 이유도 이런 하기 싫은 일에서 벗어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군다나 환자를 본다는 것은 실로 어렵고 힘든 일이다. 세상 어렵고 힘든 일이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인데, 아픈 환자를 상대하는 것은 아무리 멘탈이 강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치과에서 일한다는 것은 환경적으로 쉽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또 대부분 소규모로 이뤄진 조직의 특성상 주변 동료와의 갈등, 원장·스탭간 상명하복식 조직문화 등은 요즘 사회적 분위기와는 사뭇 거리가 있다. 그러니 치과에서 일하면서 설렘을 찾기 힘든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아침에 눈뜨면 어제 상대했던 환자 생각이 떠오르고, 원장님의 잔소리, 주변동료들의 짜증 섞인 행동들로 오늘은 하루 집에서 잠이나 실컷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마지못해 아침에 일어나 치과로 출근하는 출근길은 천근만근이다.

그럼 아침 출근길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듯 설렘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 더 가벼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탭 면접관 업무를 10년 넘게 해 오면서 빠지지 않는 질문이 하나 있는데, ‘본인은 어떤 치과에 입사하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압도적 1위 답변은 바로 분위기가 좋은 치과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이어지는데 ‘그럼 분위기 좋은 치과에서 근무하기 위해 본인은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라고 물어보면 선뜻 준비한 대답이 없는 듯 처음 질문보다 답변을 얻어내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 분위기 좋은 치과에 근무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구다. 하지만 분위기는 누가 만들어 가는가,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인가, 아니다. 나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중요한 질문에 나를 제외시킨다. 우리 치과 분위기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올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맛있는 밥상을 차려야 한다. 간혹 1년차 스탭 하나가 치과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 치과 입장에서는 보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내가 속한 치과에 원장님이 병원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원장님 기분에 따라 조직 전체의 분위기가 결정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아마도 영원히 출근길에 설렘을 찾는 일은 포기하는 것이 현명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일을 일처럼 하지 않고, 즐기는 스탭 선생님들을 많이 봐왔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존감이 높아 직업 만족도가 대단하다. 그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첫째는 근태가 좋고, 둘째는 업무력이 뛰어나며, 셋째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병원의 분위기를 이끌어갈 힘을 가지고 있다. 조직에 이런 사람 몇이 끼어 있으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누구나 일상의 대부분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직장생활에서 즐거움을 찾길 바라지만 그 즐거움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고, 거기에는 일정부분의 희생이 따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그래서 출근길 설렘은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남을 위해 봉사하려는 노력, 업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틈틈이 업무관련 지식을 습득하는 노력, 통찰력을 키우기 위한 독서 등의 자기개발과 자기희생에 의해 만들어진다.

맛집이 많지만 가장 맛있는 밥은 배고플 때 먹는 밥이고, 가장 즐거운 여행은 최선을 다해 일하고 떠나는 여행이 가장 가치 있고, 즐거운 여행이다. 그런 의미에서 출근이 설레고, 퇴근이 아쉬운 치과는 나의 삶과 휴식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밥솥과 같다. 단지 쌀을 씻고, 물을 맞추고, 뜸을 들이는 노력은 그 누구도 아닌 내가 해야 할 일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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