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선거무효 소송 상고 포기한 대한치과위생사협회 임춘희 회장
[인터뷰] 선거무효 소송 상고 포기한 대한치과위생사협회 임춘희 회장
  • 박천호 기자
  • 승인 2021.08.12 11:44
  • 호수 1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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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중요한 ‘협회 정상화’ 위해 억울함은 뒤로”

대한치과위생사협회 제18대 회장단(회장 임춘희, 부회장 박정란박정이안세연)이 선거 무효 소송과 관련한 상고를 포기함에 따라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이하 치위협)의 소송전이 일단락됐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던 당시부터 지금까지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묵묵히 회무를 하며 말을 아껴왔던 임춘희 회장이 상고를 포기하며 입장을 밝혔다. 본지는 치위협 임춘희 회장을 만나 상고를 포기하는 이유와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다<편집자주>.

 

오직 협회 정상화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회의 안정화입니다. 지금 서로 옳다고만 주장하고 있어요. 나만 옳다고 하면 소통이 단절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라도 먼저 내려놓고, 낮은 자세로 임하자는 것이 18대 집행부의 입장입니다. 협회가 나아가야 할 앞날을 생각하면서 상고를 포기하기로 결정했어요. 누가 누구를 비방하는 일이 없어지고, 오로지 치과위생사, 치위협을 위해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최근 서울고등법원 2심에서 치위협의 총회 결의를 무효로 하는 판결이 내려진 데 대해, 치위협은 더 이상 상고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출범부터 협회 정상화기치를 우선으로 해온 18대 집행부이기에 더 이상의 법적 다툼 대신 치과위생사 사회가 치위협의 정상화를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1심 무효 판결 후 항소를 했던 것은 치위협 18대 집행부가 당시 왜 그렇게 탄생할 수밖에 없던가 하는 상황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개인의 이익 문제가 아니에요. 모든 게 처음이던 그때, 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들을 호소하고 싶었습니다. 대의원의 의사와 상관없이 퇴장을 강행한 선관위, 그 권한을 인정하는 판결에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결국 법원에서 인정받지 못했죠. 본인들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치과위생사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을 무시하는 일련의 과정의 절차 등이 법의 잣대 앞에 얼마나 무기력한지 경험했습니다. 상고를 통해 한 번 더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겠지만 내년 대선 등을 앞두고 정책적으로 중요한 이 시점에 치위협이 단결하고, 앞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하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협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겸허한 마음으로 판결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지난 20193월 열린 치위협 대의원총회에서 치위협 선관위는 총회 전날 임춘희 회장 후보등록 무효 결정을 내린 후 당일 재선거 실시를 고지하며 회의장을 퇴장한 바 있다. 대의원총회 당일 선관위의 발표에 대의원들이 항의하고, 이후 선관위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선거 속개를 찬성하는 투표 결과에 따라 회장 선거를 치렀다.

 

2번 총회 이탈 공백은 누구 책임

“2018년에도 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을 두고 회장이 자리를 이탈하며 총회가 무산됐습니다. 그때부터 치위협은 혼란기에 접어들었죠. 많은 회원들이 치위협의 안정을 바라왔습니다. 그런데 2019년 또다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대의원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고 총회장을 퇴장하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던 회원들 그리고 대의원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앞서 한차례 총회 파행을 강행했던 바와 동일하게 다시 벌어진 총회 파행을 지켜보고 있던 대의원들이 협회를 다시 공백상태로 둘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은거죠”.

임 회장에 따르면 당시 선관위는 평균 회장후보 검증 기간보다 더 긴 시간을 통해 2019년 회장후보 적격으로 결정, 공고했다가, 선거 하루 전 저녁 늦은 시각 회장 후보와 전국 대의원의 메일을 통해 후보등록 무효를 통지했다. 일부 회원의 투서를 근거로 제시했는데, 전임회장 신변에 대한 서명지를 활용한 설문인데다 서명에 참여한 회원 명단도 불분명한 근거였다는 것이다. 선관위가 총회장을 퇴장한 그 대의원총회날, 회장 공백에 대한 어려움에 공감한 대의원들은 회장대행이던 변호사(이현용)의 자문과 대의원들의 투표로 총회를 속개하고, 이 자리에서 94%의 찬성으로 임춘희 회장은 당선됐다.

그러나 법원은 선관위가 부재한 상황에서 선거를 진행한 것이 선관위의 투개표 권한을 침해하고,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훼손한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94% 지지 믿고 회무에 전념

그동안 치위협의 회장 선출이 경합보다는 추대로 이뤄진 경우가 대다수이다 보니 정관이나 규정이 치밀하지 못하고, 많은 경우의 수를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동안 이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은 환경이었죠. 이런 법의 허점을 이용해서 일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협회를 좌지우지하려는 모습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임 회장의 당선 직후부터 소송전은 계속됐다. 그러나 소송이나 일부 신상을 지키는 것에 에너지를 허비할 수 없다는 판단에 대의원 94%의 의견을 믿고 회무에 전념해온 임 회장. 결과적으로는 2년 반 이상 진행해온 회무를 여기서 마감하게 됐다.

 

어려움 속 최선을 다한 임원들 격려

지금은 회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 회원 권익 향상에 힘을 써도 부족한 시점입니다.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하고, 회원들에게 협회 혐오를 조장하려는 과정들로 인해 대내외적인 현안을 진척시키지 못한 것, 그리고 결국 이런 갈등으로 회원들이 협회에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은 우리에게 큰 손실이죠. 불필요한 회원 간 혼란을 중단하고 미래를 위해 억울함은 묻기로 하겠습니다”.

2년 반의 회무를 마치는 임 회장은 그래도 혼란 속에서 회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탄생한 집행부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낮은 자세로 회원들의 권익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했다고 회고한다.

회원들이 협회를 더 친근하고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참여를 도모하고, 회원 고충을 최대한 회무에 반영했다. 또 의료기사법 개정 등 유관단체와 협력해 치과위생사의 권익 향상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 등을 성과로 꼽았다.

어려움 속에서도 성실한 봉사자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온 모든 임원들을 함께 격려하고 싶다고.

 

희생양은 18대 집행부만으로 충분

곧 임시총회가 열립니다. 현재 집행부를 무력화한 후 열리는 임시총회와 19대 집행부 구성까지의 과정은 치위협이 아직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들로 과정마다 난관이 있을 것입니다. 모든 일에 각자의 입장이 있겠지만 지금은 잠시 그 입장을 내려놓고 협회 정상화를 위한 목적으로 함께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들의 94%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선출된 집행부가 인정받지 못하는 또 다른 아픔의 역사를 반복해선 안됩니다. 바라건대 희생양은 18대 집행부만으로 충분합니다. 다음 집행부에서는 시시비비보다 응원을 보내주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또한 회원 한 사람이 한 사람이 감시자가 돼 이 과정을 지켜봐주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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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인 2021-08-13 12:53:06
소송단! 만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