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지털 룰러 ‘신비’ 개발자 하상윤치과 하상윤 원장
[인터뷰] 디지털 룰러 ‘신비’ 개발자 하상윤치과 하상윤 원장
  • 박천호 기자
  • 승인 2021.06.25 12:06
  • 호수 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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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관 파일 측정, 눈금 보는 피로감은 이제 그만”

신경치료의 성패를 좌우하는 근관파일 길이 측정을 디지털로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최근 개원 28년차 하상윤(하상윤치과) 원장이 근관파일 길이를 측정하는 디지털 룰러 신비’(신경치료 비서)를 개발, 출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버튼을 한 번만 누르면 1초 내외로 파일 길이를 측정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임상가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이에 본지는 신비개발자 하상윤 원장을 만나 개발 배경과 임상적 유용성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편집자주>

 

“2014년 어느 날 진료를 하는데 눈금자가 희미해지고, 파일 끝단이 잘 안보이는 거에요. 제 나이 50살 때 일인데, 노안이 시작되니 이런 불편함 없이 진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신비가 탄생하게 된 출발점이에요”.

신경치료의 비서를 뜻하는 신비는 이처럼 하상윤 원장이 진료실에서 실제로 겪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고민에서 탄생했다. 기존 아날로그 룰러의 불편함을 줄여보고 싶은 호기심이 그의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져 결실을 맺은 것.

신비2014년 특허 출원해 등록된 후 2018년에 경기테크노파크 중기애로기술지원사업에 선정돼 프로토 타입을 제작했다. 이후 2019년에는 산업통산부 산하 기관 KAIT 기술거래 촉진 네트워크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시제품을 제작해 202012월 말 1000대의 양산 제품을 출시했다.

 

디지털 룰러 최초 출시

신비는 기존 아날로그 룰러를 사용한 근관파일 길이 측정의 단점을 보완하는 디지털 룰러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1초 내외로 파일 길이를 측정할 수 있는 측정 모드와 후속 파일의 한 근관 당 4~5개 동일한 길이의 근관 확대 시 원하는 숫자를 입력하면 쉽게 원하는 길이의 파일 값을 얻을 수 있는 세팅 모드’, 측정값을 4개까지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모드가 탑재됐다.

세팅 모드를 이용할 경우 거터퍼차의 길이도 원하는대로 쉽게 얻을 수 있다.

근관확대를 할 때 동일 길이의 4~5단계 파일이 필요한데, 이 때 세팅 모드를 활용하면 매번 파일 길이를 만들 필요 없이 원하는 길이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매번 파일 길이를 만들어야했던 번거로움을 줄이고, 눈금을 확인하는 눈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죠

신비는 이처럼 근관치료 임상에 편안함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0.5mm 단위의 아날로그 룰러에 비해 0.1mm 단위로 이뤄져 좀 더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음은 물론이다.

언뜻 보면 간단한 것 같은 이 디지털 룰러 개발에만 하 원장은 2년이라는 시간을 꼬박 쏟아부었다.

세계 어디에도 디지털 룰러가 없으니까 참고할 것도 없고 막막했죠. 측정 모드를 해결했더니 원하는 길이는 또 어떤 방식으로 얻어야 할까? 산 넘어 산이었어요. 특허 등록을 거치고, 과제 선정을 거치고, 원하는 상상 속의 기술이 구현되고, 디자인이 개선된 양산형 시제품이 완성되고, 속도를 1초 내외로 개선하면서 소독 문제를 해결하는 매 단계를 거치는 기쁨을 맛보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어요

그러나 신비의 유사제품 출시가 예고되는 등으로 마음 고생도 적지 않았다.

장비분야 어떤 회사에서 디지털 룰러를 출시한다고 하더라고요. 몇 년 전부터 그 선배한테 의논하고, 자문도 구했던터라 착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비록 측정방식은 다르지만 아날로그를 디지털화하는 관점이 같기 때문에 제 특허 침범 여부도 알아봐야겠지만 썩 유쾌한 상황은 아니죠. 그러나 디지털 룰러에 관한 인식이 백지상태인 지금에서 규모있는 기업이 디지털 룰러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함께 파이를 넓힐 수 있는 홍보 측면에 유리하겠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합니다

 

아날로그 룰러 방식 옛말

그는 신비가 앞으로 치과계가 나가야 할 방향과도 같다고 말했다. 눈금을 읽어야 하는 불편함을 참고 인내하는 것이 아니라 치과임상을 과학의 진보에 적극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다. 이 같은 과학은 임상가의 시력이 좋든 나쁘든, 경험이 많든 적든에 상관 없이 초기 러닝커브를 지나면 누구나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테크닉에 센시티브하지 않는 결과를 보여준다. 이런 변화는 쉽게 오지 않지만, 일단 성큼 다가오면 일상을 쉽게 바꿀 수도 있다. ‘신비가 바로 이런 저력을 갖고 있다. 실제로 임상에서 아날로그 룰러의 불편함을 느끼는 많은 임상가들이 진료에서의 변화를 고민하며 신비를 찾고 있는 것,

짧게는 1, 길게는 6개월만 사용해보면 다시 예전 룰러 방식으로 돌아가기 싫을 것이라고 하 원장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앞서 신비를 사용해본 유저들도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다.

처음 신비를 접하면 아무래도 불편해 보이거나 귀찮아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러나 신비의 장점을 조금이라도 경험해 본다면 임상에서 십분 활용해 정말 편하게 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금세 알게 될 겁니다. 신비가 맞다, 틀리다의 관점보다는 임상의 다양성의 관점에서 이야기 되길 바랍니다. 개인의 철학이나 눈의 상태, 진료스타일에 따라 기구의 필요도가 다를테지만, 틀림없이 신비는 훨씬 빠르고, 정확한 신경치료 비서가 되어 줄 거에요. , 이제 우리도 눈금 보는 피로감에 해방되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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