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일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는 “의료체계를 왜곡하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17일 의료기사 정의 규정의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 아래’를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의뢰 또는 처방에 따라’로 변경하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것에 따른 반대입장이다.
치협은 “우리나라는 ‘의료법’을 근간으로 의료행위는 의료인(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조산사)만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예외적으로 의료기사의 의료행위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하에서만 제한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 판례에서도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의 취지는 ‘의료행위 중에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적은 특정 분야에 관하여, 그 특정 분야의 의료행위가 인체에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 등에 대하여 지식과 경험을 획득하여, 그 의료행위로 인한 인체의 반응을 확인하고 이상 유무를 판단하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면허를 부여하고, 그들로 하여금 그 특정 분야의 의료행위를 의사의 지도에 따라서 제한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바, ‘지도’를 ‘의뢰 또는 처방’으로 개정하는 동 일부개정법률안은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의 기본 취지를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의료기사가 국민을 상대로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하고 반드시 의사의 지도하에서만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에서 비추어 당연한 것이다’고 판시[헌법재판소 1996. 4. 25. 선고 94헌마129,95헌마121 전원재판부]하며, 의료기사는 의사의 지도하에서만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제안이유로 ‘의료 환경 변화의 부응’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 중 의료기사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것이 일반적인 진료 진행방식인 바, 개정안처럼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를 ‘의뢰 또는 처방’으로 개정하는 것은 진료현실에 맞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절차를 발생하게 하여, 진료의 효율성을 저해하게 될 것이 자명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하에 의료기사의 업무를 수행토록 한 현행법의 취지는 진료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의 방지 및 응급상황에 대한 신속한 대처 등으로 국민건강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치협은 의료체계를 왜곡하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의료기사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