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특허 전쟁에서 승소한 ‘세일글로발‘
[특집] 특허 전쟁에서 승소한 ‘세일글로발‘
  • 박천호 기자
  • 승인 2021.03.11 10:37
  • 호수 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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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lzer Mixpac社와 특허 소송 … 10년 분쟁 종지부
안임준 대표, 한국 치과기자재산업에 새로운 이정표 새겨
1심 일방통행 판결에 불복 … 결국 ‘승소’, 비용만 5억원

한국의 조그마한 기업이 세계 메이저기업과 미국 법원에서 당당히 싸워 이겼다는 것은 한국 치과산업계의 승리입니다. 오늘의 이 기쁨을 발판으로 세일글로발은 더욱 세계적인 기업으로 부상하기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을 것입니다”.

치과기자재의 국산화와 선진화를 위해 앞장서온 세일글로발(대표 안임준)이 최근 세계적인 글로벌 회사 Sulzer Mixpac와의 특허소송에서 승소했다. 10년 넘도록 이어온 소송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안임준 대표의 표정에 기쁨과 그간의 힘들었던 시간이 동시에 스쳐 지나갔다.

 

미국뉴욕법원에 소송 제기

이번 소송은 스위스 Sulzer Mixpac社가 지난 2009년 미국 뉴욕치과기자재전시회에서 소개된 세일글로벌의 믹싱팁에 시비를 걸며, 미국뉴욕법원에 디자인 및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내가 그동안 온갖 노력을 다해 개발한 믹싱팁을 들고, 꿈에 부풀어 그해 미국 뉴욕치과기자재전시회에 참가하려고 비행기를 탔죠. 전시회에서 많은 관람객이 우리 부스를 찾아 믹싱팁에 관심을 보였어요. 그런데 느닷없이 Sulzer Mixpac직원들이 찾아와 우리 믹싱팁을 보더니 카피 제품이라고 ‘Trade Dress’(지적재산권의 한 분야)를 주장하면서 이 긴 소송이 시작됐죠”.

당시 안 대표는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40년 이상 전 세계 치과시장에서 믹싱팁을 90% 이상 점유하고 있는 Sulzer Mixpac의 규모나 인지도를 당해낼 재간이 없었기 때문.

계란으로 바위치기 싸움격

이후 세일글로발은 미국 전시회 참가를 포기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2016년 아들인 안성빈(세일글로발) 과장이 운영하던 A&N Trading으로 안 대표가 개발한 믹싱팁을 들고 미국 뉴욕치과기자재전시회에 참가했다.

역시나 Sulzer MixpacA&N Trading을 괴롭혔다. Sulzer Mixpac의 집요한 회유와 협박, 소송이 계속됐다.

그러나 안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제품에 대한 애정으로, 굴하지 않고 특허소송에 대응하기로 마음 먹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싸움일지라도.

그러나 20198월 열린 1심에서 안 대표는 패소했다. 그래도 멈출 수 없던 싸움. 안 대표는 1심 판결에 승복하지 않고 바로 대응에 나섰다.

1심에서는 안 대표가 제출한 증거도 채택되지 않았다. 정말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는 기분이 들었을 정도.

“1심 재판부가 판결에 앞서 우리 측에 출석장을 보냈다고 하는데, 우리는 어떤 형식의 출석장도 받아본 적이 없어요. 정말로 일방통행 수준의 판결이 나왔죠”.

안임준 대표와 안성빈 과장은 항소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증거를 모으는 것이 아닌, 1심 판결의 잘못된 점 하나하나 찾았다.

안임준 대표는 201911월 항소장을 제출하며, 1심 판결의 잘못된 점을 집중적으로 주장했다.

 

한국 치과기자재산업에 새로운 이정표 새겨

그 결과 2021218일 항소심 담당 판사 3명 전원은 1심 판결을 파기하면서 동시에 세일글로발의 승소를 확정판결했다.

우리가 제기한 항소심에 대해 미국 뉴욕법원 항소담당 판사 3명이 지난 218Sulzer Mixpac가 승소했던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우리의 손을 들어줬어요. 우리 측에서 제출한 항소장에 1심 판사의 합리적이지 않은 판단, 불법적인 요소가 있는 판결문 등의 내용을 기재했는데 이를 받아들인거죠”.

미국 법원의 경우 (특히 항소심의 경우)판사들이 확실한 판단이 서지 않거나, 다툼의 소지가 남아있다고 생각하면 사건을 1심으로 내려보내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바로 확정판결을 내린 것은 세일글로발이 제출한 증거와 1심 판결의 의혹 등을 3명의 판사가 100% 확신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소송에 쓴 비용만도 5억 원이 넘어요. 심적, 물적으로 마음고생이 심했죠. 그렇지만 승리로 마무리 지어 기쁩니다. 이제부터 우리가 할 일은 고객들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에요. 우리의 승소 소식을 유럽과 미국의 매거진을 통해 전 세계에 적극 알릴 계획입니다. 그러면서 고객들의 믿음을 더욱 확고히 다지는 과정을 밟아나가야죠

안 대표가 새롭게 뛴다. 세일글로발이 소송의 부담을 떨쳐내고 새롭게 날아오른다.

한국 치과기자재산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새긴 세일글로발.

세계무대에서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한다.

한편, Sulzer Mixpac가 판매하는 믹싱팁은 3piece로 구성된 제품이며, 애초 안임준 대표가 개발해 세일글로발에서 판매하고 있는 믹싱팁은 2piece로 구성된 제품이다. 사실 두 제품은 전혀 다른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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