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해외진출] 베트남 현지 치과 이야기 #34
[치과의사 해외진출] 베트남 현지 치과 이야기 #34
  • 덴탈iN
  • 승인 2020.06.04 13:51
  • 호수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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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지 치과이야기 #34

 

우리가 여러 가지 매물을 알아보고 인허가 관련해서 귀찮을 정도로 기관에 문의를 하게 되면서 현지 보건부 공무원과의 접촉이 잦아졌고, 외국인이 현지 치과에 이 정도로 관심을 갖는 경우가 드물다보니 그들과 나름대로의 좋은 관계를 이어가게 됐다.

학술적으로 추진하는 현지 대학과 한국 대학과의 다양한 교류를 만들 때도 이 공무원을 통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전에 말했든 이 공무원도 호치민 의대 출신이라 나름 보건 의료 쪽으로의 발전에 야심도 가지고 있는 친구다.

이 공무원은 개설부터 폐업까지 모두 승인을 내는 위치에 있는데, 우리에게 현지 치과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몰랐던 것들도 많이 배웠다.

간략하게 얘기하자면, 베트남은 연중 가장 큰 관심사가 우리나라의 구정 연휴에 해당하는 뗏(Tet) 이라는 명절이다. 추석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1년에 1번만 추수를 해야 추석이 의미가 있지, 1년에 3번씩 추수를 하는 베트남에서는 명절처럼 긴 연휴가 있지는 않다.

1년에 한번 추수를 하는 북쪽은 모르겠지만, 필자가 거주하는 남부에서는 그저 친한 사람들끼리 추석에 먹는 월병 같은 전통음식을 선물하는 것이 전부다.

이렇다보니 뗏이 거의 1년 중 유일한 명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때 짧게는 공식연휴 1주일, 회사에 따라 길게는 정말 한달까지도 근로자들이 쉬는 경우도 생긴다.

중국에서 이동을 하느라 명절이 긴 것처럼, 땅이 넓어서가 아닌 교통수단이 열악해서 오래 쉬는 의미도 있다.

이때 사업상 중요한 점이 발생하는데, 우리나라의 퇴직금 1년 정산 같은 개념으로 뗏 보너스, 13번째 월급이라고 하는 지출이 발생한다. 길게는 한달 가량을 영업 손실을 보는데 직원 급여는 두배로 지출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뗏 전에는 소비 심리가 가장 높을 때라 일반 상점뿐 아니라 병원 매출도 가장 높은 시기이다.

흔히 우리가 예전에 말하듯 명절 전에 이 해놓고 고향 갈래요하는 것이 베트남에서도 기가 막히게 같아서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반 소규모의 사업가들이 하는 치과들은 뗏 전에 매출을 부풀리거나, 혹은 실제로 이익을 쌓아놓고 뗏 기간이 되면 문을 닫고 매물로 내놓는다.

뗏을 전후해 많은 매물들이 저렴한 가격에 나오는 것이다. 사업가들 같은 경우 그동안 수익을 몇 년 창출했고 베트남식 개설에는 지출이 크지 않으니 시설 비용 정도만 받고 이른바 본전치기를 한 다음 다시 경기가 좋은 시기에 재개원을 하는 방식을 쓴다.

그래서 이때 주로 본점과 함께 잘되는 몇 개 지점을 가진 치과들에서 지점 한,두개를 매물로 내놓고, 다시 개원하면 단기간에 네임 밸류와 공동 마케팅을 이용해 새로 연 지점에서 또 매출을 창출하고 뗏 지나서 다시 매물로 내놓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치과의사인 우리 입장에서 보면 환자는 어쩌고 저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어차피 심미치료와 미백, 단순 발치 등의 호흡이 짧은 치료만 해왔고, 그런 치료밖에 할 수 없는 라이선스라 사업가들에게 환자란 그다지 안중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현지 치과 중 하나가 우리에게 연락을 취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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