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해외진출] 베트남 현지 치과 이야기 #32
[치과의사 해외진출] 베트남 현지 치과 이야기 #32
  • 덴탈iN
  • 승인 2020.05.21 15:29
  • 호수 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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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 로컬치과의 경우 방사선사를 고용해 방사선 장비 및 촬영 등의 허가를 또 받는 것이 비용 대비 효과가 없다고 판단해 거의 갖춰놓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방사선 장비가 없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할 수 있다. 필자도 처음에는 방사선 없이 치과를 하는 곳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슨 의미인지 의아했다.

진단을 어떻게 한다는 뜻인지, 소위 깜깜이치료만 한다는 것인지, 수술이나 발치 등은 아예 안 한다는 뜻인지 모든 게 궁금하기만 했다.

시장조사 과정에서 방문했던 몇 로컬 치과들은 그래도 시설을 잘 갖춰놓고 있던 곳이라 그런 부분은 실제 개설 작업을 진행하면서 하나하나 알게 됐다.

필자와 마찬가지로 파노라마 장비도 없이 무슨 치료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독자들도 물론 있을 것이다.

로컬 치과들의 규모는 대부분 많아야 체어 2~3대 정도의 소규모 치과이다. 만약 베트남 사람이 현지에서 치과를 해야지라고 마음을 먹고 이런 규모의 치과를 개설하는 비용은 평균적으로 잡아 5천만원 이하이다.

위치나 장비의 종류 등에 따라 당연히 다르겠지만 인테리어도 현지 수준, 체어도 중국산이나 중고 등을 사용한다고 한다면 더욱 비용이 절감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노라마, 씨티 등의 장비를 거금을 들여 장만하는 것은 굉장히 큰 지출이다. 또한 그 장비들을 이용하는 이른바 고부가가치의 치료들을 왕성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투자의 가치가 있겠지만 현지 로컬 치과들의 경우는 그렇게 접근해서는 안된다.

현지 치과의사들도 임플란트 수술이나 교정 등에 관심이 많고 배우고자 하는 열의도 많지만 행정적인 부분에서 많은 장애물들이 있기에 일반 로컬 치과에서 이 부분들까지 모두 지원해주며 치과의사를 양성하기는 만만치가 않다.

따라서 단순한 발치나 치료 위주로 구성하고 미백이나 심미치료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이런 환경에서 당연히 가격 경쟁은 심화되고, 특별할 것 없는 치료들로만 이루어져 있어 광고 마케팅 등의 비용만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치과들의 사정을 잘 아는 소비자들도 무조건 싼 곳만 찾거나 5, 10년 보증 같은 것을 요구하는데, 본인들도 치과들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 부분을 제사하고 악용해 보증도 못 믿겠으니 치료비를 더 싸게 해달라는 식의 요구가 많다고도 한다. 우리에게 와서도 이런 식으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환자들이 제법 있었다.

이런 실정이기 때문에 일반 현지 치과들의 경우 포터블 엑스레이만 구매해 필요할 때 찍고 대외적으로는 방사선 촬영은 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우리도 지점을 만들고 인수했을 때 2층 기공소 공간을 이용해 확장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치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공소 근처로 확장 이전할 예정이니 윗 공간까지 전부 알아서 사용하라는 말을 들은 터라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치과를 단순하게 윗층까지 확장하는 문제는 장비를 더 구매 해야하고, 기타 인허가 작업 등을 새로 다 해야 하는 일이기에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는 확장하지 않고 기존 로컬 치과로만 인수해 운영하기로 결정을 지었다. 다음 호에 그 상세한 내용을 계속 이어가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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